지인이랑 6월의 어느 날 광장시장을 가기로 미리 약속을 잡았는데,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기 시작한다.
약속 있는 날 비 오면 뭔가 불편스럽기도 하고, 이걸 취소를 해야 하나, 가게들이 문을 안 열면 어떡하나, 잠시 고민을 했지만,
광장시장이지 않은가. 오히려 비가오면 사람이 더 많다. 그리고 지붕도 있다.
뭘 그리 고민했을까? ㅎㅎ
우리는 4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그 유명한 풍자 맛집 소개에 나온, 3시 50분 순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서다.
유튜브 나온 지 그래도 조금 돼서 그런가? 아니면 날씨가 조금 궂어서 그런지, 4시 30분 좀 넘어 도착해 갔는데 순대가 남아 있었다. 줄도 그리 길지 않았고. ㅎㅎ
1인분에 6천원이라고 인터넷에서 본거 같은데, 단골 같은 앞사람분이 시키는 걸 보고 따라 시켰다.
그냥 '만원어치 주세요'라고 하면 된다.
그러면 내장 섞어달라 말라 말씀드리면 알아서 썰어 주시고, 저울에 달아서 주신다. 거의 정량보다 좀 많이 주시는 거 같다.
언제 쉬시냐고 물어봤는데, 할머니 답변이 재밋으면서도 찡하다.
"내가 몸살나면 그날이 쉬는 날이야"
바쁘신 거 같고 고된 거 같은데 얼굴이 편안해 보이고 계속 웃으신다.
그리고 그 순대를 포장해서, 근처 전라도 횟집에 갔다.
전라도 횟집은 1인분 1만 원 2인분 2만 원에 이렇게 모둠회를 준다. 회맛도 회맛이지만, 또 하나의 장점이 광장시장의 다른 먹거리들을 여기에 앉아서 먹어도 아무런 눈치를 주지 않는다는 거다.
그래서 야채 접시를 조금 치우고 그곳에 순대를 살포시 앉혔다.
아.. 순대 맛. 처음에 먹었는데, 그냥 밥 먹는 느낌이다. 뭔가 간이 약한 순대.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과장 조금 보태서 처음 먹어보는 순대 맛이다. ㅎㅎ
맛이 강해서 먹자마자 우와~가 나오는 맛이 아닌, 집에 가서 또 먹고 싶다고 생각나는 맛이다.
아.. 이 글 쓰고 있는데도 가서 사 먹고 싶다. ㅎㅎ
그다음은 원조 누두 김밥집에 갔다. 메인 음식 골목이 아니어서 좀 들어가서 찾아야 한다.
풍자는 어묵 국물이 맛있다고 했는데, 풍자가 간이 센걸 안 좋아 하나보다 ㅎㅎ
국물이 조미료가 강한 맛이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광장시장 맛집은 사람이 줄 서 있다.
배는 부르고, 날씨는 술을 부른다.
그래서 찾아간, 도보 가능 을지로 골뱅이 골목
그리고 다시 광장시장으로 돌아와 순이네 빈대떡 2장을 포장한다.
녹두전이 한 장에 5천 원인데, 사람들 말로는 크기가 좀 줄었다고..
하지만 처음 오면 이 정도도 훌륭한 퀄리티 같다.
광장시장 입구에 있는 찹쌀 꽈배기 집. 광장시장은 그냥 모두 줄을 서야 살 수 있다.
비 오는 날 어디 가지?라고 물으면 다시 한번 광장시장이라고 말하고 싶다.
원단 등을 파는 게 메인인 거 같은데, 아무래도 맛집으로 더 유명해진 광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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