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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트래블 아카이브

1주일간 혼자 템플 스테이하기 - 두번째 경북 축서사 (반야사-축서사-화암사)

by 주인더 2022.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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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절인 반야사에서 두 번째 절인 축서사로 자리를 옮긴다. 3시간 정도가 걸리는 운전 거리이다. 여유가 좀 있는 듯해서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로 구불구불한 길을 운전해 오니 기분이 더 좋았다.

중간에 봉화 시내에서 속세의 맛을 한번 봐주고 축서사로 들어갔다.

축서사에서는 회색의 조끼를 준다. 이런 무채색의 템플스테이복은 절과 참 잘 어울리고, 머무는 동안 편안하고 아무런 신경이 안 쓰이게 입을 수 있어서 좋다.

축서사에서도 역시, 2인실을 추가금을 내고 1인실 혼자 사용 하였다. 반야사 보다는 조금 큰 방 사이즈였으나, 에어컨 대신 선풍기가 있고, 화장실과 욕실은 외부에 따로 있다. 그리고 방안 온도를 내부에서는 조절할 수 없다.

각 절마다 특색이 있는데, 오히려 욕실과 화장실이 밖에 있으면 방 내부는 개인적으로는 더 쾌적한듯 하다.

그리고 8월 마지막 주인 여름이었지만, 산속에 있는 절 특성상 이미 춥다. 에어컨은 필요가 없을 듯하고 오히려 따듯한 온돌방이 가장 필요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묶는 장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창과 출입구에서 보이는 뷰였다. 모기장만 쳐 놓고 활짝 열어 놓으면 저런 뷰가 나온다. 저런 뷰를 보고 독서를 하는 게 이번 템플스테이에서  행복했던 기억 중 하나이다. 

축서사는 어쩌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절이다. 오히려 이 주변에 있는 부석사나 불국사는 많이들 들어보고 관광도 한 번쯤은 가본 곳일 것이다. 

나 역시 축서사를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큰절이고 중요한 절 중 하나이더라. 다른 절과 비교해서 예불도 많이 드리고, 스님들도 계속 수행 중이시고, 불자님들도 많으시다. 외부 절에서 이곳에 모이기도 하고, 현재 불교의 가장 큰 스님이 이곳에 주지스님으로 계신다고 한다. 머무는 동안 끊이지 않게 목탁과 예불 소리가 들렸다. 

관리도 잘 돼 있고, 건물 하나하나가 규모가 굉장히 크다. 처음 도착하자마자 앞에 펼쳐지는 소백산 자락에 눈을 떼지 못한다. 이 절은 문수산 700 고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환경도, 공기도 참 좋다. 

이곳에서는 스님이 직접 오리엔테이션과 절 소개를 해 주신다. 

특이하게 축서사는 저녁 공양이 없다. 그래서 간식으로 떡이나 과일 빵 등을 매번 챙겨주신다. 이것조차 맛있다.

서쪽을 보고 절이 배치되어 있어, 매일매일 노을을 볼 수 있다. 이 장관은 직접 봐도 멋있고, 사진도 멋있다. 정말 넉을 놓게 되는 장관이다. 

8월의 마지막 주라서, 이제 가을이 오고 있다. 하늘하늘하기만 한 줄 알았던 코스모스인데, 원 줄기는 굉장히 곧고 반듯한 것을 여기서 처음 알았다. 

모든 게 굵직굵직한 축서사의 건물들이다. '석조비로자나부처님 및 목조광배', 그리고 '괘불탱화' 이렇게 2가지의 보물을 가지고 있다. (현재 괘불탱화는 불교 전시회 때문에 서울에 가있어서 볼 수 없었다. 

역시나 빠질 수 없는 새벽 예불이다. 이곳은 절 중 가장 이른 새벽 3시 30분에 시작을 한다. 스님 한분이 목탁을 두들이며 절 전체를 돌아다니시면 새벽 예불을 시작한다는 알림이다. 그리고 매일 새벽과 저녁에 꼬박꼬박 범종을 20번이 넘게 친다. 이렇게 모든 걸 갖춰서 예불을 드리는 곳이다. 

이날은 날씨가 너무 좋았어서 하늘의 별이 쏟아질 듯했다. 그냥 해가 지고 나서의 밤 9~10시 정도의 하늘과, 이렇게 동트기 전 새벽 4~5시의 하늘은 천지차이인 것을 알았다. 취침 전 하늘의 별을 보며 우와~하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예불을 드리러 갈 때 하늘은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별들이 장관이었다. 

역시나 방 안에서 밖을 본 풍경이다. 쉬고 있을 때, 이런 풍경을 보며 책을 읽었다. 너무나 행복한 시간.

다음날은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다. 아침에 문을 열고 나오니 너무나 친절하게도 방마다 이렇게 우산이 새벽부터 놓여 있었다. 이렇게 모두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축서사였다. 

중간에 스님과의 차담 시간도 있었는데 맛있는 동방미인차와, 보이차를 마시며 불교의 진리에 대해서 들을 수 있었다. 마침 이때 가지고 간 책중에 '결국 당신은 이길 것이다.'라는 책이 있었다. 거의 100년 전 미국인이 쓴 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게 왠지 불교의 정신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무교이다.) 여기 스님이 이야기하시는 이야기들이 그 책에서 나온 이야기들과 굉장히 닮아 있었다. 너무 신기했고, 그래서 더욱 깨달음이 있는 시간이었다. 

이곳의 공양은, 머무는 스님들, 보살님들이 많아서 식당 규모와 반찬 가짓수 등이 굉장히 많다. 하나씩만 조금씩 펴와도 너무 많아서 배가 터질 듯하다. 그런데 그 하나하나가 너무 맛있다. 

이틀을 너무나 자비롭게 쉬었다. 그리고 떠나는 시간이 되니 이렇게 빗방울이 떨어진다. 4박째라고 이제 템플스테이에 익숙해져 간다. 너무나 떠나기가 싫다.

참고로 이 절에는 따로 카페나 상점은 없다. 커피 자판기가 한잔에 100원에 커피를 파는 게 전부이다. 

이 절 역시 대중교통이 그리 발달돼 있지는 않는데, 여기서 나오는 길에 한 어머님이 혼자 우산을 쓰고 가시길래 시내까지 태워다 드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떠나실 때 내 차를 안탓으면 버스를 타고 지불해야 했던 돈을 내미시는데 극구 거부해도 주시려고 하길래, 부처님께 드리라고 하니 그때야 수긍을 하셨다. 

너무나 좋은 기억의 축서사이다. 절의 이것저것 일을 해주면서 한 달 동안 살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던데, 정말 고민을 해봐야겠다. 

축서사홈페이지

 

마음의 고향 [축서사]

 

www.chookseosa.org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템플스테이 예약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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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templest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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